삼성은 유럽에선 34%의 점유율로 1위를 지켰다. 애플의 텃밭인 미국에서도 선전했다. 삼성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36%로 1월(20%) 대비 16%포인트 뛰었다. 애플이 내준 점유율(64%→48%)만큼 삼성이 가져간 셈이다.
1위 탈환의 일등 공신은 1월 출시한 갤럭시S24 시리즈다. 이 제품은 2월 말까지 653만 대 팔렸다. 전작인 갤럭시S23의 2023년 2월 말 기준 판매량인 724만 대보다 10% 적지만 갤럭시S24 출시 시점이 전작 대비 열흘 정도 늦은 점을 감안할 때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.
프리미엄 폰의 격전지인 미국에서 삼성 점유율이 급상승한 것도 갤럭시S24의 영향으로 분석된다. 2월 삼성의 미국 스마트폰 판매량 중 52%가 갤럭시S24 시리즈였다. 업계에선 △통화 중 13개국 언어 실시간 번역 △메모 자동 정리·요약·번역 △화면에 동그라미만 그리면 바로 검색할 수 있는 ‘서클 투 서치’ 등 AI 기능이 깐깐한 미국 소비자의 마음을 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.
AI폰과 함께 삼성 스마트폰의 양대 축인 폴더블폰 반응도 좋다. Z5 시리즈의 2월 말 기준 6개월 누적 판매량은 총 739만 대(플립 476만 대·폴드 263만 대)로 총 735만 대가 팔린 Z4 시리즈(플립 455만 대·폴드 280만 대)를 소폭 앞섰다. 삼성전자 관계자는 “수익성이 좋은 프리미엄 폰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적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”이라고 설명했다.
이게 유죄로 결정되면 천문학적인 과징금과 함께 시정 조치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. 스마트폰업계 관계자는 “혁신의 상징이던 애플에 ‘불법 기업’이란 오명이 붙으며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다”며 “삼성엔 하늘이 준 기회”라고 평가했다.
삼성은 올 하반기 폴더블 신제품 출시를 통해 공세를 이어갈 계획이다. 3월 28일부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갤럭시S23 시리즈, 갤럭시 Z5 등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프리미엄 제품에도 AI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. 삼성은 프리미엄 폰 시장의 승부처인 북미에서 가격 할인 등 프로모션을 통해 애플 압박 수위를 높여나갈 방침이다.
황정수 기자 hjs@hankyung.co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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